미국생활/30대후반 전업주부 미국취업도전기

17. 미국 남부 종합병원 물리치료실 직장문화, 2개월 신입 시점

Bella0204 2024. 2. 25.

미국 회사에 취업한 지 2개월밖에 안된 시점에서 직장생활에 대해 느낀 점을 끄적여 보려고 한다. 내가 일하는 곳은 미국 남부 종합병원 물리치료실. 나의 포지션은 Rehab tech. 그것도 가장 막내이다 (나이가 아니라 가장 최근에 입사한 막내). Rehab tech는 물리치료실 내에서 물리치료사를 보조하고, 청소 및 유지관리 등을 담당하는 직책이다.

PT aide, rehab tech가 하는 일은 아래서 확인.
https://dotorimj2.tistory.com/m/126

4. 병원 물리치료실 봉사활동 첫날 ( PT aide, tech 하는일)

1. 30대 후반에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고 있다. 그동안은 먼저 공부나 자격증을 따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미리 직업을 체험해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그 첫걸음이 병원에 있는 물리치료실

dotorimj2.tistory.com


우리 물리치료실은 나와 같은 테크를 제외하고는  30대부터 50대 후반이다. 이직률도 높지 않고 대부분 이 지역 출신이다. 10년은 기본이고 35년차도 있다.

도시락 문화


도시락을 싸온 날은 함께 모여 밥을 먹고, 싸온 도시락에 관심을 보이며 얘기를 많이한다. 무엇이 들었는지 하나하나 다 얘기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미국 사람들은 본인이 안 좋아하거나 못 먹는 식재료가 뚜렷한 것 같았다. 특히 식감에 예민한 듯.

샐러드, 칠리, 파스타, 수프 등을 주로 싸오고 전 날 저녁에 남은 음식을 주로 가져온다. 다들 뭘 먹고 사는지 알 수 있어서 재밌다.

일주일에 한 번씩 healthy meal day를 하는데,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 한 명이 건강한 음식을 가져와 나눠먹는다. 나도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친해지기 좋은 기회인 것 같아 참여했는데 하길 정말 잘한 듯. 아래는 내가 가져간 불고기, 자스민밥, 샐러드, 파인애플 드레싱. 모두들 좋아했고 레시피도 공유해달라고 해서 해줌.

미국 직원들이 좋아한 바싹 불고기와 파인애플 샐러드 드레싱

간식 문화


일하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직원 휴게실(break room)에 음식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 내가 작년 12월부터 일했는데 쿠키, 핫초콜렛, 팝콘, 초콜렛 등을 직원들이 가져와 나눠먹는다. 종종 환자분들이 음식 및 간식을 가져와 나누어 먹기도 하고. 지금은 미국 남부 Mardi Gras 시즌을 앞두고 King Cake을 너도 나도 가져와 나누어 먹는다.

오늘 처음 먹어본 킹 케이크인데 너무 맛있었음. 일반 케이크랑 다른 식감. 개인적으로 이 브랜드가 가장 맛있었음

서열 문화


서열문화는 전혀 모르겠다. 하는 일이 구분되어 있고, 일의 권한이 다를 뿐. 서로 다 같은 동료라는 느낌을 받았다. 수퍼바이져가 있는데 나를 평가한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잘 적응할수 있도록 돕는 게 그들의 목표같아 보였다. 밥 먹었는지, 어디서 먹었는지, 우리 오늘 어디서 밥 먹을건데 같이 갈건지 등 개인적인 부분도 잘 챙겨 주었고. 일적으로 질문하면 성심성의껏 답변해 주었다. 특히나 일하면서 상대하기 어려운 환자 및 상황을 얘기하면 같이 고민해 주고 솔루션을 제시해 주었다.

수다 문화


미국 동료들을 보면 환자들과 동료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단순한 수다부터 서로를 알아가는 대화가 오고가는 것 같다. 일한지 2개월차가 되면서 나도 다른 직원들 및 환자들과 개인적인 얘기를 자연스레 하게되었다.

어디에 사는지
짝꿍은 뭐하는지
이 지역에 얼마나 살건지
좋아하는 운동 있는지
어디 레스토랑, 수퍼마켓 등 가봤는지
미국 오기 전 어디 살았는지
공부하고 있는지, 어디서 공부할 건지, 무슨 공부할 건지
물리치료사 되고 싶은지
주말에 뭐했는지, 뭐 할 건지
등등등

능력 문화?


어디서든 마찬가지겠지만 일을 잘하면 일하는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처음엔 다들 너무 친해보이고, 서로 수다도 많이 떨고 그러는데 난 못 끼어서 내심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결국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해야할 일을 잘 해내면 된다는 걸 확실히 느꼈다. 내 할 일을 잘 해내다보면, 동료들과 자연스레 잘 지내게 되더라. 그리고 내가 고용되고 나서 일을 잘 못하는 테크니션들은 더이상 일이 배정되지 않고 있기때문.

일하는 것이 익숙해지면 결국 여유는 생기는 것 같다. 나도 요즘 동료들과 수다라는 것을 떨고 있기 때문.

마치며


나와 같은 포지션은 20대 초반의 학생들, 내가 보조해야하는 물리치료사들은 30대부터 50대 후반. 어찌보면 중간에 애매한 위치인 것 같지만 테크들과는 같은 일을 하는 동료로서, 아직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하는 동지같은 느낌이고, 물리치료사들과는 같은 풀타임으로 일하는 동료로 잘 지내고 있다. 너무 좋은 팀에 잘 들어온 것 같아 하루하루 감사하며 지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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