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30대후반 전업주부 미국취업도전기

4. 병원 물리치료실 봉사활동 첫날 ( PT aide, tech 하는일)

Bella0204 2023. 10. 3.

1.
30대 후반에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고 있다. 그동안은 먼저 공부나 자격증을 따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미리 직업을 체험해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그 첫걸음이 병원에 있는 물리치료실에서 봉사활동하는 것.

2.
약 200여명의 봉사자가 있는 병원이라 체계적으로 봉사자들이 관리되고 있었다. 내가 거친 과정은 아래와 같다. 

1. 홈페이지에서 신청서제출
2. 사진, TB 테스트, COIVD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
3. 오리엔테이션 참가, 원하는 봉사분야, 가능한 날짜와 시간 등 서류 제출
4. 1주 뒤에 백그라운드 체크 링크 제출 (SSN이 필수로 필요한데, 나는 없는 관계로 소셜넘버 나오면 알려주기로 하고 이 과정 패스)
5. 2주 뒤에 스케줄 전화로 알려줌
6. 봉사활동 시작 전 체크인 핀넘버 알려줌
7. 병원가면 큐알코드 찍고 핀넘버로 체크인하고 봉사활동 시작

 


3.
드디어 2개월을 기다려 금요일 오후 1시부터 4시로 배정된 물리치료실 봉사활동. 출근은 아니지만 첫날이라 긴장을 한 채로 20분 일찍 도착. 점심시간이라 담당자도 물리치료사들도 없어서 다른 리셉션 직원이 물리치료실로 안내해 줬다. 물리치료실 직원들이 점심을 먹고 들어왔지만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첫 만남은 언제나 좀 어색하기 마련. 먼저 다가가서 봉사활동하러 왔다고 했다. 그때부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개하고 소개받고, 해야 할 일을 안내받았다. 운동치료실에는 2명의 DPT, 1명의 PTA, 3명의 PT aide(tech)가 있었다. 심폐치료, 언어치료, 작업치료사도 다른 공간에 있었지만 그쪽까지는 신경 쓰지 못했다.

 

 



4.
내가 해야할 일은 PT aide들이 하는 일의 일부를 도와주는 것이었다. 사용한 기구를 닦고 정리하는 일이 대부분. 눈치껏 할 수 있는 일들인 환자분들 물 떠다 주기, 핫팩 만들기 등을 했다. 환자와 몸 터치, 휠체어 밀기는 봉사자가 해서는 안되는 일. 이것 이외에 도울 수 있는 일은 눈치껏 도우면 되는 것 같았다. 

다행히 가장 한가한 금요일 오후에 배정되어서 직원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많았고, 치료과정을 지켜보는 여유도 있어서 좋았다. 다들 이야기하는 걸 좋아했고 친절했다. 물리치료사들과 얘기해 보니 이 직업이 굉장히 flexible 하고 보람이 있다는 것에 다들 일에 만족한다고 했다. 한 PT aide는 이 일을 시작한 후 DPT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분위기는 정말 여유로웠다. 환자들도 치료사분들도 다 여유로워 보였다. 가장 바빠 보이는 건 PT aide. 여기서는 Rehab tech라고 부른다. 첫날이라 그들이 하는 모든 일은 아닐 테지만, 지켜본 결과 아래와 같은 일을 했다. 

 

 

PT aide가 하는 일

- 치료 순서에 맞게 운동기구로 안내하고, 때로는 자세를 잡아주기도 하고, 시간 맞춰놓고 끝나면 다음 운동기구 또는 치료로 안내하는 일을 했다.
- 중간 중간 핫팩도 만들고, 사용한 기구 청소 및 정리도 해야 한다.
- 걷는 게 불편한 환자는 병원 밖까지 휠체어로 모셔다 드리는 것도 PT aide가 했다.
- 다음날 치료받는 분들의 차트를 프린트하여 각각의 물리치료사별로 정리를 했다. PT aide가 예약을 담당하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 다행히 여기는 큰 병원이라 PT aide가 전화하고 받는 업무는 없어 보였다.
- 또한 큰 병원이라 베개보, 타월 등 linen을 직접 세탁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외부에서 세탁하여 가져오는 걸 정리하는 것 같았다.  

 

오늘은 한가했지만, 그래도 동시에 3-4명이 치료를 진행하니까 여기저기서 알람이 울리고 첫날이라 정신이 좀 없었다. 확실한 건 PT aide가 원활한 물리치료실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EAD 취업허가서가 나오면 PT aide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6.
이번 봉사활동은 나에게 의미가 크다. 해외에서, 병원에서 내가 이런 종류의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이번 봉사활동을 계기로 두려움이 정말 많이 사라졌고, 심지어 자신감을 조금 얻었다. 물론 언어, 문화, 병원 ethics 등 어색하고 서툰 부분이 정말 많았던 짧은 하루였지만, 더 잘하고 싶다,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치료사로 내 능력을 키우고 발휘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금요일 오후 봉사활동 시간은 너무 짧은 거 같아 봉사담당자에게 말했더니 금요일 오전 8시부터 2.30분까지로 봉사활동 시간을 늘려주었다. 오전시간은 좀 바빠서 도움이 될 것 같고, 오후시간은 한가해서 배우기 좋을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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