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커리어에 대한 생각이 많다. 요리사, 물리치료, 또 다른 직업 등에 대해 생각도 하고 알아보기도 하는 중이다. 얼마 전에 나와 비슷한 상황인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올초에 미국에 온 30대 중반 중국인이다. 그 친구도 짝꿍이 미국에 자리를 잡아서 오게 되었고, 그동안 해왔던 8년여간의 커리어를 접고, 미국 정착을 위해 난생처음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오자마자 그동안 하던 일과 전혀 무관한 분야에 과감히 발을 담그는 모습을 보고 뜨끔했다. 기죽는 거 하나 없이 10살 어린 미국인 친구들과 수업을 듣고 있었고, 본인의 장단점을 너무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 거침없고 자신감 넘쳐 보이는 모습에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한때 나도 그런 과감함이 있었는데, 오랜 시간 동안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다 보니 조금 더 신중하게 되는 것 같다.
2.
미국에서 아직 일을 할 수 없는 신분이니 그동안 봉사활동으로 원하는 직업을 가까이서 체험해 보기로 마음 먹었다. 올해 7월에 구글 검색으로 세 군데 물리치료실에 봉사활동을 신청했었다. 한 군데에서만 연락이 왔다. 백신 접종 증명서와 TB 테스트(결핵 검사) 결과지를 보내야 했고,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해야 했다. 그렇게 9월 초, 바로 오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
미국 병원 봉사활동 신청하니 TB test 결핵 검사를 하라고 하네요
미국에서 봉사활동을 한 번 해보려고 해요. volunteer near me로 검색했더니 몇 가지 뜨더라고요. 예전부터 병원에서 일 또는 봉사해보고 싶었는데 병원에서 봉사자를 구하더라고요. 물리치료 physical
dotorimj2.tistory.com
3.
오리엔테이션에 나 포함 8명이 참석했다. 원래는 17명 온다고 신청했다는데 절반도 오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병원 봉사활동이라 그런지 나를 뺀 나머지는 모두 20대 초반의 pre-med 학생, 의대 가려는 학생들이었다. 30분 정도의 오리엔테이션에선 어떤 종류의 봉사활동이 있는지, 드레스 코드, 규칙, 태도 등 전반적인 봉사활동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어떤 파트에서 일하고 싶은지, 언제 얼마나 봉사할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한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것으로 오리엔테이션은 끝났다. 앞으로 2-3주는 기다려야 스케줄을 알려준다고 했다.
![](https://blog.kakaocdn.net/dn/AUZQW/btstw2iakMe/EHSNWW5uPo4sjzOOI4A8vk/img.jpg)
4.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담당자에게 가서 이것저것 물어봤다. 원래는 소극적인 편이라 서류만 제출하고 나왔을텐데, 며칠 전 만난 그 자신감 넘치던 중국인 친구 영향 때문인지 오늘은 왠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담당자에게 '물리치료에 관심 있다. 영어가 퍼펙트하진 않지만, 연습하고 있다. H4 비자고 SSN이 없는데 봉사활동하는데 문제없지? ' 등등 물어봤고 친절하게 답변해 주었다. 심지어 물리치료실에 데리고 가서 시설도 보여주고, 물리치료실 매니저도 소개해주었다. 이런저런 얘기 후에 매니저가 l am definitely happy to have you라고 했고, 그 말을 들으니 왜 이렇게 신이 나던지.
5.
어제까지만 해도 더이상 공부하지 말고 요리하겠다고 생각했었다. 물론 지금도 완전히 결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봉사활동으로 병원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원하는 물리치료실에 배정은 해줄까라는 소극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다행히도 용기 내서 두드린 문이 열린 기분이 들었다. 미국에 온지 3년 만에 처음으로 어딘가 소속된다니. 언제 시작하게 될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기대가 된다. 시작하면 일주일에 최소 4시간 최소 6개월 동안 해야한다. 한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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