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실에서 풀타임으로 일한 지 3개월이 되었다. 이쯤에서 3개월 전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고 싶어 끄적여본다. 얼마 전에 입사 2개월, 3개월 매니저와 나의 퍼포먼스 리뷰를 하기도 해서 겸사겸사.
첫째, 일단 살이 빠졌다.
그것도 단기간에 많이.
rehab tech는 어디서 일 하느냐에 따라 활동량이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 지금 내가 일하는 곳은 outpatient gym이라 활동량이 매우 많다. 바쁜 날 스텝수를 재어보니 약 9시간 일하는 동안 약 13,600보 정도를 걸었더라. 항상 그렇게 바쁜 건 아니지만, 이렇게 3개월을 풀타임으로 일하니 약 5킬로를 감량할 수 있었다. 다이어트하려고 식이요법하고, 운동하고 그래도 좀처럼 빼기 어려웠던 살들이 빠지니 좋다.
아마도 초반에는 일을 익히려고 쓰는 에너지와 활동량이 합쳐져서 체중이 계속 줄었던 것 같고, 이제는 일이 조금 안정권에 들어온 기분이라 더 이상 빠지지는 않을 듯싶다.
![](https://blog.kakaocdn.net/dn/bbPVRR/btsFSceahk6/2ZAizPXGvvchfJLJXvhrRK/img.jpg)
두 번째,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
약 10여 년 동안 거듭된 실패로 공부와 아르바이트 등 만 하다가 취업다운 취업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1. 거듭된 실패, 30대 후반 전업주부 미국 취업하기: 미국 요리사 vs 물리치료사? (DPT, PTA)
20대 때부터 했던 직업에 대한 고민을 30대 후반인 지금도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어릴 적부터 꿈이 없어 그런가. 하고 싶은 게 딱히 없었다. 그래서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공부할 형편
dotorimj2.tistory.com
그렇게 자신감이 하락한 상태였는데, 이번 취업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내 적성에 맞고, 계속 몸 담고 싶은 분야를 찾은 것. 지금은 물리치료사 보조(PTA)가 되기 위해 선수과목 이수를 준비하고 있다.
입사 후 2개월 차 매니저 리뷰에서 highly valued employee로 평가를 받았고, 3개월 차에 내 직무 퍼포먼스가 very productive and effective 하다고 평가를 받았다. 나 스스로도 '난 여기에 꼭 필요한 사람이다.', '일터는 돈 받으면서 배우는 곳이다, '라는 마음 가짐으로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배운다.
태어나서 이렇게까지 환자들과 동료들에게 매일매일 고맙다는 말과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적이 없었다. 내 에너지가 긍정적으로 쓰일 수 있는, 매일 출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에 매일이 감사하다.
3개월 동안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3개월 만에 외모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5킬로가 빠지다니!
그리고 무엇보다 3개월 전후의 나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났다.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 취업한다고 운전면허도 땄고, 이제 지금 위치에서 일이 익숙해져서, inpatient setting에서도 일을 배우고 싶다고 하여 트레이닝을 마친 상태다.
미국 이 지역에 자리를 잡고 싶고, 지금 이 병원에서 오래 일하고 싶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직무를 늘려가는 중이고, 집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런 계획을 매니저와 얘기하니, 흔쾌히 주말에 일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을 잡아주었다. 매니저에게 PTA 학교를 다닐 계획이고, 학교 다니는 동안 계속 일하고 싶다고 했더니, 졸업하고 여기에서 PTA로 같이 일하자고 하더라. 우리는 좋은 사람이 항상 필요하다며. 그 말이 참 든든했다.
이제 풀타임으로 평일에 outpatient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하루 inpatient에서 일하게 되었다. 물리치료사 보조가 되는데 outpatient와 inpatient 두 세팅 모두에서 일해보는 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단 PTA 학교 입학하는데 도움이 된다.
두 세팅에서 각각 내가 하는 일과 rehab tech 입장에서 본 PT와 PTA들이 하는 일이 어떤지, 상대하는 환자들은 어떻게 다른지 포스팅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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