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에 H4 EAD를 받아서 미국 종합병원 물리치료실에서 PT aide(rehab tech)로 일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기록하는 중.
rehab tech로 일한 지 3개월.
내 포지션은 물리치료사를 도와 환자들 운동치료, 전기치료 등을 보조하고, 운동기구 정리 및 청소 등을 주로 한다.
미국에서는 첫 취업이고, 20대 후반부터 실패하고 도전하고 하느라 사실 제대로 된 취업도 처음이다.
30대 후반에 물리치료실 막내가 될지도 몰랐고, 팀워크가 중요하고 하루에 50-70명 이상의 환자를 만나는 일을 하게 될지도 몰랐다.
다행히도 대부분 환자분들이 나이스하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스윗한 환자분들도 있고.
물리치료실에서 3개월 일하다 보니 보람된 순간이 있다. 환자들이 나아지는 모습을 볼 때가 그렇다.
이번 주에 내가 초반에 일 시작할 때 물리치료를 시작했던 몇 명의 환자들이 discharge를 했다.
조앤이라는 할머니는 매번 올 때마다 고맙다고, 너무 열심히 일하지 말라고 격려해주곤 했다. 마지막 운동 후 카드를 남기고 가셨는데, 내 이름이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Special thanks to M.J. for her support and encouragement.
기분이 묘했다. 좋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 준 할머니가 너무나 고마웠다.
오늘 또 한 분이 마지막 물리치료였는데, 고마웠던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다. 주변을 둘러보더니 나를 콕 집어 'definitely I want her'라고 했다.
Ester를 앞두고 퇴원하신 분도 카드와 함께 초콜릿 선물을 주고 갔다.


내가 할 일을 한 건데.
요 며칠 rehab tech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알바를 해봤지만, 이렇게까지 나를 가치 있게 생각해 주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30대 후반 물리치료실 막내로 하루에 만보 이상을 걸으며 바쁘게 이리저리 보조하면서 몸도 지치고, 때로는 영어적으로 소통의 부족함을 느끼며 기분이 가라앉기도 하지만. 그래도 물리치료실에서 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우리를 조금 크게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하루면 충분하다고 한다. 지난 3개월, 나는 많이 성장한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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