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반려견 라이프

미국에서 강아지 입양하니 영어 공부 기회가, 산책할 때 인사

Bella0204 2023. 7. 13.

강아지 입양한 지 5개월이 되었어요. 강아지와 지내다 보니 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겼는데요. 그중 하나는 사람들과 대화할 기회가 많이 생겼다는 거예요. 미국 3년 차인데 최근 5개월 동안 일 관련된 사람들 제외하고 미국 사람들과 가장 많이 얘기한 것 같습니다.


슈누들 벨라

 


일단 강아지를 키우면 산책을 자주 나가는데요. 그럼 사람들과 자주 만나게 되요. 강아지 없이 주민들을 만나면 'Hi, how are you doing' 이 정도 인사만 하고 지나가는데요. 강아지와 산책하다가 만나면 종종 기본적인 인사보다는 길게 얘기를 하게 되네요. 주로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아요.

What is your dog's name?
How old is she/he?

What breed is he/she?

Had her/him long?

지나가던 아이들은 can I pet your dog? 라고 하며 강아지 만져도 되냐고 허락을 구하더라고요. 반려견 관련 연구가 있는데요. 10일 중 5일은 반려견과 5일은 반려견 없이 일상생활을 하며 사람들이 말 거는 횟수를 세어본 건데요. 반려견 없을 때는 3회,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는 65회 사람들이 말을 걸어왔다고 합니다. 엄청난 차이죠.


슈누들 벨라 at dog park



특히나 산책하는 견주분들과 자주 만나는데요. 저는 내향형이라 멀리서 사람들이 보이면 만나지 않게 돌아가기도 하는데요. 강아지들끼리 알아보고 줄을 댕겨서 기어코 만남이 성사가 되기도 해요. 그럼 또 자연스레 견종, 나이, 이름 등등 물으며 강아지들끼리 서로 냄새도 맡으며 알아가는 시간을 주죠. 그중에는 서로 잘 노는 경우도 있고, 서로 관심 없는 경우도 있어요. 

 

 


동네에서 두어달 정도 산책하며 인사 나누다 보면 이제 웬만한 강아지들 이름은 다 알고 서로의 사연도 듣게 돼요. 산책하다 보면 강아지들끼리 서로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그럼 의식적으로 산책 경로를 바꿔서 만나지 않도록 하곤 하는데요. 그렇게 멀리서 산책을 오랫동안 해왔던 그 강아지의 견주 분이 이사하는 날 오시더니 이사 가냐고 아쉽다고 우리랑 우리 강아지 그리울 거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했어요. 이번에 이사한 곳은 비슷한 나이의 이웃들이 많네요. 그러다 보니 서로의 직업도 묻고, 어디 출신인지 등등 제법 긴 대화도 이어지더라고요.


슈누들 벨라 산책


저는 ISFJ로 내향형과 외향형의 경계 쯤에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산책 나갈 때 사람들 안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오늘은 누굴 만나려나 이런 생각도 해요. 만나게 되면 짧은 영어더라도 강아지와 견주 이름을 기억해서 인사를 해요. 강아지와 산책하며 마주하게 되는 상황은 항상 있는 일이라서 초반에는 어떻게 얘기해야 하나 당황한 적이 많았어요. 

미국에 살며 영어 공부는 평생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앉아서 책 펴고, 영상 틀어 공부하는 건 오래 유지가 안되더라고요. 일상에서 영어를 하다가 막혔던 부분, 상대방이 했는데 잘 못 알아 들었던 부분, 아까 그 상황에 이렇게 얘기하면 좋았을 것 같은 단어와 문장을 검색하고 연습해 보고 있어요. 나중에 연습한 것을 사용하면 좀 뿌듯해요.


슈누들 벨라 at dog park


저희 집 강아지는 깨발랄 극 외향형 1살 슈누들(시나우저 푸들 믹스)이에요. 지나가는 강아지는 꼭 냄새 맡아야 하고, 사람에게는 가서 애교를 부려야 직성이 풀려요. 그러다 보니 산책하거나 도그 파크 가면 말을 할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 같아요. 저희 부부는 내향형이라 모르는 사람들과 얘기하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아요. 하지만 우리 강아지를 예뻐해 주고 관심 가져주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지나가는 강아지 보면 웃으며 인사하고, 강아지들 때문에 멈춰 서게 되면 먼저 말을 걸기도 해요. 어느새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더라고요. 


신나게 산책하는 슈누들 벨라


반려견과 함께 지내면서 미국에, 이 타운에, 이 커뮤니티에 속해서 살아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극 외향형 반려견 덕분에 영어 공부도 하게 되고요. 한국에서 자주 보던 강아지가 아닌 강아지 종류를 많이 몰라서 견종을 묻고도 잘 못 알아 듣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분은 좀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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