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8개월차 병원에서 보너스를? 내가 GOAT tech라고?

30대 후반 물리치료실 rehab tech로 일한 지 10개월 차. 오랜만에 기록을 남겨보려고 함.

내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은 분기마다 목표치 매출을 달성하면 보너스를 받는다. 보너스는 풀타임과 파트타임 중 6개월 이상 근무했다면 받을 수 있다. PRN은 받을 수 없다.

보너스 금액은 4단계로 나뉜다. 매너저급, top talent, highly valued, less valued. 매니저가 정해진 스케줄대로 직원을 평가를 하는데 나는 highly valued였다. 그런데 보너스 받기 직전에 매니저가 top talent로 변경을 해준 것이 아닌가. 조용히 와서 보너스 받게 될 거라고, 얼마 받게 될 거라고.  

지난 분기 때는 고용된 지 6개월이 되지 않아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 갑자기 등급이 올라서 예상 보너스보다 두 배를 받게 되었다. 약 1.5 주급 정도 되는 보너스다.

물리치료실에서 테크니션으로 탑 탤런트로 평가받아서 보너스를 받게 되다니. 10개월 전까지만 해도 난 몇 년째 백수로 지내고 있었는데 말이다.

매니저가 좋게 평가한 이유를 들어보니.

물리치료실 재고관리 및 주문은 매니저 담당인데 그 일을 내가 조금 돕고 있는 게 큰 작용을 한 것 같다. 주 5일 8-9시간 물리치료실에 있으니 필요한 것 주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템플릿 만들어 놓고 날짜랑 아이템만 바꿔서 주문하면 되니까.

기본적으로 내가 담당하고 있는 치료실이 잘 돌아가도록 체크인, 운동치료 및 물리치료 보조, 스케줄링, 청소 및 정리정돈 등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얼마 전에 한 환자가 나를 가리키며 매니저한테 "You need to raise her salary!"라고 말했는데 그것 때문인가?! ㅋㅋㅋ

그리고 같은 클리닉에 lymph와 pelvic therapy도 있는데, 거기에 일손이 부족하면 왔다 갔다 하면서 보조하고 청소를 돕는 것도 고맙게 생각했다.

테크로 일한 지 5개월 차쯤 오래 일하던 테크들이 하나둘 졸업을 하면서 그만두어서 내가 졸지에 젤 오래된 테크가 되었다. 그때부터 새로운 테크들이 오면 붙잡고 교육을 시키게 됐는데 그것도 한 몫한 것 같다. 내가 트레이닝시킨 친구들이 잘하는 걸 보면 왠지 너무 뿌듯하다. 나한테 교육받은 친구들이 나를 GOAT tech라고 부른다. Greatest Of All Time 이라나. 진짜 순수하고 착한 친구들이다. 솔직히 영어가 부족해서 개떡같이 얘기하는데,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병원에서 커머셜 광고를 찍는데 물리치료 관련된 콘텐츠를 찍는다고 했다. 그때 엑스트라로 출연을 요청받아서 재밌을 거 같아서 했는데 그것도 되게 고맙게 생각했다. 정말 구석에 흐리게 나와서 우리 동료들과 가족들만 알아볼 수 있게 나왔지만 그래도 재밌는 경험이었다.

테크로 일하면서 동료들, 매니저, 그리고 환자들에게서 좋은 피드백을 종종 받는다. 그러면 그냥 PTA 공부하지 말고 그냥 테크로 눌러앉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 끝나고 나면 일 관련 생각을 안 해도 되고, 지금 편하니까. 그러다가도 월급을 보면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ㅋㅋㅋ 테크는 하는 일은 많고 몸은 늘 바쁘지만 그에 비해 보수가 너무 적다. 아무래도 책임감에 비례해서 보수가 올라가니까.

지금 마지막 선수과목을 듣고 있다. 내년에 PTA 잘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San Juan College에서 PTA 온라인 하이브리드 코스로 들으면서 여기 테크일도 파트타임으로 할 생각이다. 내가 알아본 온라인 코스 중에 가장 트레블을 안 해도 되는 코스라고 판단했기 때문. 여기 학교 온라인 코스는 기본적으로 파트타임이고 매 학기 1-2주 정도 학교 방문하면 된다고 하니까. 여하튼 테크로 있으면서 PTA 공부를 어떻게든 마쳐볼 생각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