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봉사활동

미국 물리치료실 봉사활동 마스터하기 (PT Aide, Rehab Tech 영어)

Bella0204 2023. 11. 3.


물리치료실에서 일주일에 하루 6시간 봉사활동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첫날부터 어리바리했고, 쉬운 말도 알아듣지 못하기도 하고, 적당한 타이밍에 해야 할 말을 못 하기도 하고, 부탁한 받은 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나중에 어색해지는 상황도 있었다. 그렇게 첫날, 둘째 날... 다섯째 날이 지났다. 일주일에 하루지만 다녀온 후로 실수했던 것, 제대로 해내지 못했던 것 등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런 생각이 드니 창피하고 괴로웠다. 그러다가 '돈 받고 하는 것도 아닌데 뭘' 이란 생각으로 자의식 보호도 하다가, '그래도 이왕 하는 거 잘하면 좋으니까 내 문제가 뭔지 실수한 부분이 뭔지 인식하고 고쳐나가야지'라고 나의 부족함을 인정했다. 인정하고 보니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그 후로는 물리치료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각자의 롤은 어떤지, 어떤 영어를 주로 쓰는지, 내가 PT나 테크니션이라면 봉사자가 어떻게 해주면 좋을 것 같은지 등을 생각하고 작은 것도 눈여겨 보려 노력했다. 이왕 내 시간 내어서 하는 것이니 어설프게 도와주고 오는 것보다는 최대한 봉사자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고마운 사람보다는 필요한 사람이 되도록. 

 

 

 

 

 

물건 정리 및 청소

 

물리치료실 봉사자가 가장 크게 해야할 일은 청소다. 운동한 후 기구들을 닦고 원래 자리에 가져다 두는 일을 한다. 처음엔 기구들의 자리가 어디인지 모르기 때문에 물어봐야 한다. 다들 익숙해진 자리에 있어야 할 기구들을 아무 데나 가져다 두면 안되기 때문이다. 이 역시 나도 실수한 부분. 

눈치껏 핫팩은 테크니션들이 바쁘면 대신 만들거나, 바쁜 테크니션들을 위해 핫팩을 만들고 있을 때 타월을 접어 가져다준다. 내가 핫팩을 만들 줄 안다는 걸 알게 된 후 직원들이 핫팩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물건 정리 및 청소


이거 어디다 갖다 두면돼?
Where should I put it back?
Where does this go?

여기 끝난 거야?
Is this done?

타월 내가 가져다줄게
I will grab a towel.

 

 

 

타이머 울릴 때 대응하기

 

 

운동은 타이머를 맞춰두고 진행해서, 여기저기서 타이머가 울려댄다. 보통은 테크니션이나 PT들이 타이머 울리면 끄고 다음 운동이나 치료를 진행하는데, 아무도 신경을 쓰지 못할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직원보다 환자들이 더 많은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럴 땐 내가 알람을 끄고 해당 PT나 테크니션에게 말해주기도 한다. 내가 알람을 끄고 나서 아무 말을 하지 않는 경우 환자는 오래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에 알람을 끄면 항상 담당 PT나 테크니션에게 알려야 한다. 이건 다른 봉사자가 실수했던 부분을 우연히 듣게 되어 신경 쓰고 있다. 

 

 

타이머 울릴 때

 

The timer went off for Ms/Mr xxx.
환자를 가르키며  He/she is done. 
Ms. xx has finished her exercises.
차트 위 알람을 가르키며 That was for Mr/Mrs xx.

 

 

 

 

환자들의 요구사항에 대응

 

 

상대적으로 봉사자가 가장 한가하고, 물리치료실을 전체적으로 보며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보고 있기에 운동하는 환자들이 말을 종종 걸어온다. '나 이거 3분 넘게 한 거 같은데',  '이거 이렇게 하는 거 맞나' 등등. 처음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서 어버버 했는데. 그럴 땐 'I'll check this out', 'I'll let them know', 'I'll get someone to help you' 등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도와줄 사람 데려올게요' 라고 말하니 편했다. 사실 내가 동작 및 해결방법을 알더라도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체크하는 건 직원들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되 선을 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환자들의 요구사항에 대응

 

I'll check this out

I'll let them know

I'll get someone to help you

 

 

 

 

대기실에 환자가 왔을 때/ 대기실 환자 운동기구로 안내

 

환자들이 대기실에 오면 테크니션이나 PT들이 보고 대응을 한다. 하지만 또 바쁜 상황이거나 특히나 처음 방문하는 환자일 경우에는 미처 직원들이 환자가 왔는지 모르고 대기실에 오래 앉아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내가 출동해야 한다. 

 

환자를 기구로 안내하는 것은 직원들 담당이지만, 정말 정신이 없던 날 나에게 PT가 부탁을 했던 적이 있었다. 역시나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고 세 번 묻고, 어떻게 환자를 운동기구로 안내해야 할지 몰라서 어버버 했다. 그래서 정리해 본다. 나란 인간 정말 부족하구나. 계속 얻어맞고 성장하는 중이다. 

 

 

대기실에 환자가 왔을 때
Good morning,  Are you here for an appointment?

What is your last name? I will let them/her/him know you are here. Please have a seat. 

대기실 환자 운동기구로 안내

Are you ready to get started Mr/Ms xx? I am going to get you on the arm bike/nustep first. 

 

 

 

환자 이름 부르기

 

환자 이름 부르는 게 가장 어색하다. 직원들은 매번 환자이름을 부른다. 

Good morning, Mr. Brown.

Ok, Ms Kim. You can swith your leg. 

 

가끔 바쁠 때 "Can you grab water for Mr/Ms xx"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Can you let me know when Mr/Ms xx is done this"라고 부탁을 받기도 하고, 환자 차트를 가져다 달라고도 한다. 그러니 이름은 눈치껏 알아두는 게 좋더라. 스케줄표를 자주 봐도 되고, 직원들이 환자 이름을 자주 부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외울 수 있다. 그런데 사실 Ms, Mr를 붙여서 이름을 부른 적이 거의 없어 어색하다. 그래서 집에서 짝꿍과 강아지에게 Mr, Ms를 붙여서 부르는 연습을 했다. 그러는 모습을 보고 짝꿍이 웃었다. 내가 생각해도 웃김. 

 

 

 


물리치료실 봉사자 마스터하기

 

 

물리치료실 봉사자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청소, 기구 정리, 핫팩 만들기, 환자 체크인, 타이머 울렸을 때 대응, 환자들의 요구사항에 대응 등이 있다. 처음에 봉사자로 왔을 때 환자들과 물리적으로 접촉하는 건 절대 안되고, 청소와 기구 정리가 주로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사실 청소와 기구 정리만 해도 직원들이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가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하나씩 할 수 있는 일을 늘려나갔고, 그렇게 하다 보니 나도 배우는 게 많았고, 직원들도 고마워하는 듯했다. 책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평범한 일을 비범하게 하는 사람들이라고. 무슨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게 중요한 거라고. 성공한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 그 일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그래서 나도 무작정 그렇게 해보려고 하는 중이다. 

 

일단은 봉사자로 할 수 있는 일을 잘 해내면서, 테크니션이 하는 일을 흡수하는 게 나의 목표이다. 남의 일을 대신한다는 건 아니고 내 역할에 충실하면서 곁눈으로 배우겠다는 얘기. 자칫 선을 넘었다가는 안 하는 이만 못한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까.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