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강아지를 입양했어요. 유기견 입양 이벤트에서 많은 강아지들 사이에서 짝꿍이 한 강아지를 보더니 보살펴 주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케이지에서 꺼내서 시간을 보내는데 상처때문인지 등에 털도 없고, 심장사상충도 걸려 있었습니다. 심장사상충에 대한 이해가 조금 없던 상태여서 잘 치료하고 케어해 줄 수 있을 지 걱정은 되더라고요. 결론적으로 강아지를 입양했고, 심장사상충 치료를 거의 마쳤습니다.
심장사상충 치료기간
심장사상충 치료기간은 약 4개월 걸렸습니다. 물론 심장사상충 검사는 마지막 주사를 맞은 후 9개월 후에 하여 음성여부를 판단합니다. 죽은 심장사상충이 혈액에서 모두 없어지는데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하네요. 그러니 치료를 한 후 바로 심장사상충 테스트를 하면 죽은 충의 파편때문에 양성으로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1. 항생제 한달 복용 : doxycycline
심장사상충 첫 번째 치료과정으로 항생제를 한 달 동안 하루 2알 먹였어요. 항생제를 먹여야 나중에 심장사상충 성충을 죽이는 주사를 맞췄을 때 염증을 낮출 수 있고, 주사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약은 삶은 고구마 사이에 넣어서 먹이니 거부감 없이 잘 먹더라고요. 이때부터 뛰는 것을 자제 시켰고, 켄넬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2. 한달 휴식
항생제를 복용한 후 한 달 정도 안정기를 취하는 것을 수의사샘이 추천하더라고요. 하루 빨리 주사를 맞추고 싶었지만, 한 달 공백을 두는 것이 좋다고 하니 그렇게 했습니다. 이때도 역시 뛰는 것 자제하면서 산책을 자주 나가되 10분 내로 짧게 대소변만 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3. 1차 주사: melarsomine
1차 주사를 맞췄고, 병원에서 하루종일 부작용이 있는지 체크했어요. 수의사샘이 주사 맞췄다고 연락해줬고, 주사 맞은 후에 많이 아파하고 불안해 하니 안정제 주사를 놓는게 어떠냐고 하여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오후 5시에 데리러 갔는데, 기운이 없어 보이고 엄청 몸을 떨고 있었어요.
집에 와서는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밥도 잘 먹지 못하고, 저녁 내내 낑낑대고 이따금씩 울기도 했어요 ㅠㅠ 바로 다음 날 오전까지는 기운이 없어 보였지만, 오후부터는 밥도 잘 먹고 편안해 보였습니다.
주사맞은 날 저녁부터, 불안과 통증을 없애주는 약 (2주치, Gabapentin 100mg), 차분하게 해주는 약 (2주치, Trazodone 50mg), 염증완화에 도움이 되는 약 (3주치, Prednisone 5mg) 총 3가지를 처방에 따라 먹였습니다. 가루약은 닭고기 스튜 통조림이나 시저 고기를 섞어서 줬고, 알약은 고구마 삶은 것에 줬어요.
4. 2-3차 주사 : melarsomine
1차 주사를 맞고 한 달 뒤에 24시간 간격으로 2번의 주사를 맞았습니다. 1차 주사때처럼 처방약도 똑같이 먹였습니다. 마지막 3차 주사를 맞고도 6-8주 정도까지는 운동을 제한하고, 강아지를 차분하게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여 그렇게 했습니다. 짧은 산책 3-4회를 사람을 마주치지 않는 동선으로 진행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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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및 부작용
약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량이 늘 수 있고, 식욕이 왕성해 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벨라도 평소보다는 물을 많이 마셨고, 식욕도 왕성해 지긴 한 것 같아요. 기운이 없는 상태에서 밥 한그릇을 뚝딱 먹고 떨어진 사료가 없나 주변도 엄청 열심히 탐색 하더라고요.
1차 주사를 맞고 3-4일 후쯤에 가만히 쉬고 있는데 호흡이 분당 60회가 넘고 헥헥거리기에 병원에 데려갔었어요. 진통제라고 처방해준 것은 필요해 의해서만 먹이면 된다고 하셔서 편안해 보이길래 4일차 쯤에 중단했었거든요. 근데 그게 불안을 낮추는 약이기도 해서, 약을 중단했더니 그런 증상이 나타났었어요. 다시 복용을 시작하니 정상 호흡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밖에 주사를 맞고 기침, 설사, 구토, 식욕감퇴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병원으로 데리고 오라고 했고, 만일의 대비하여 24시간 운영하는 동물 응급센터 번호도 핸드폰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약 30% 강아지들이 심장사상충 주사를 맞은 부위에 멍울이 생긴다고 하네요. 저희 강아지도 1차 주사 맞고 2주 뒤에 생각보다 크게 혹 같은 것이 생겼어요. 지방종인 줄 알았는데 주사 부작용이라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시간이 지날 수록 작아졌고, 2차 주사 맞고 스테로이드 처방약을 먹으니 작아 졌습니다.
심장사상충 치료시 주의사항
운동 제한
운동 및 활동을 제한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그런데 운동제한이 심장사상충 치료 합병증을 줄이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죽은 심장사상충의 파편들이 혈액 속에 떠다니는데 그게 운동량의 증가 또는 흥분을 하게 되면, 폐의 운동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혈액의 흐름이 폐로 몰려, 죽은 심장사상충이 폐의 혈관을 막을 위험이 높다고 합니다. 또한, 심장사상충이 죽으면서 염증을 유발하는데, 과도한 운동은 이 염증반응을 악화 시키기 때문에 폐혈증과 같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항생제를 먹이는 2달 동안 집과 밖에서 뛰지 않도록 했고, 대신에 앉아, 엎드려, 손 등의 훈련을 하면서 놀아 주었고요. 양말에 간식을 넣고 찾아 먹을 수 있도록 노즈워크를 해줬습니다. 콩토이라는 장난감을 사서 안에 간식을 넣어 줬더니 재밌어 하고 오래 가지고 놀더라고요. 모든 간식은 켄넬에 들어가서 먹도록 연습 시켰어요.
1차 주사 후 첫 10일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하여, 안쓰럽지만 밥먹거나, 산책하거나, 가족 모두가 소파에 앉아 있는 시간 외에는 계속 켄넬에 있도록 했어요. 물론 잠은 침대에서 같이 잤습니다. 다행히도 처방해 준 약이 강아지를 안정시켜서 오히려 첫 2주가 더 편했어요. 약을 끊고 나서 정말 바로 활기를 찾더라고요. 그래서 2주 후부터 못 뛰게 하려고 많이 안고 있었습니다. 2주 후부터는 켄넬 밖에 조금 내놓고 방문을 닫고 있기도 하고, 운동은 통제했지만, 집에서 돌아다는 것은 허용했습니다.
심장사상충 예방약 복용
심장사상충 예방약도 심장사상충 치료와는 별개로 꼭 먹어야 합니다. 저희는 매달 먹이는 것이 아닌 ProHeart 주사를 매년 2회 맞추고 있습니다.
미국 심장사상충 치료 비용
미국 남부, 약 12파운드 (약 5.5 킬로) 소형 강아지 심장사상충 치료 비용은 총 약 $1,060 들었습니다. 한달 치 항생제, 주사 3회, 처방약, 3일 입원비, 진정 주사 3회가 포함된 금액이에요.
항생제 처방 : $60
1차 주사 + 처방약 : $420
2차 주사 + 처방약 : $420
3차 주사 : $160
벤필드 동물병원 Active wellness plan을 들어서 방문시 마다 내야하는 office visit fee인 $60은 면제되고, 일정 항목에 대해선 약 10% 할인된 금액입니다.
+ 심장사상충이 어떤 스테이지인지 알아보기 위해서 가슴 엑스레이를 찍어봤고 약 $200 정도 들었습니다. 다행히 증상도 없고, 심장 변형도 없는 마일드한 상태였습니다.
마치며
처음 항생제 먹이기 시작할 때 이거 언제 끝나나 했는데, 벌써 3차 주사까지 맞았네요. 주사맞고 온 날은 안쓰러울 정도로 축 쳐져 있고, 놀고 싶은데 놀지 못하게 하는 게 정말 안쓰러웠지만 앞으로 남은 생을 건강하게 뛰어 노는 상상을 하면서 버텼습니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며칠만 늦게 먹이면, 모기에 의해 언제라도 심장사상충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유기견들은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걸 알았고요. 혹시라도 심장사상충 걸린 유기견 입양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하여 글 남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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