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먹고 마시기, 주로 집밥

미국 동료들이 만든 한국식 팟럭 런치, Lunar new year potluck

Bella0204 2025. 1. 30. 11:56

어떻게 하다가 한국에서는 큰 명절 중 하나로 구정, lunar new year를 셀리브레이션 한다는 얘기를 하게 됐다. 그러다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한국 전통 음식 하나씩 만들어와서 팟럭 런치를 하자고 했다. 음식은 내가 아이디어나 레시피를 주기로 하고.

그렇게 시작된 미국 동료들과 함께하는 구정맞이 한국식 팟럭 런치.



각자 알아보기도 하고, 내가 아이디아를 주기도 하고 해서 사인업한 메뉴는 제법 구정에 먹을 법한 것들이다.

잡채, 맛살냉채, 비빔밥, 김밥, 불고기, 만두, 표고버섯 전, 떡볶이, 오이 샐러드, 약과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달고나 그리고 중국인 인턴이 가져온 중국식 포크립 등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다들 태어나 먹어보지도, 만들어 본 적도 없는 음식이라는 것. 정말 감사하게도 기꺼이 만든다고 해주었고, 정말 맛있게 만들어왔다. 짧은 점심시간이라 허둥지둥 차리고 먹느라 바빠서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다.

동료들에게 모으고 모은 사진.



동료들 아니었다면 그냥 지나갈 수도 있었던 구정이었는데 정말 뜻깊고 기분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내가 준비해 간 건 비빔밥과 김밥이었고, 최대한 정갈하고 기본으로 하려고 했다. 다들 모든 음식을 거부감 없이 잘 먹었고, 다 맛있다고 서로 칭찬하고 해서, 어떤 게 인기가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분명한 건 생각보다 맛살냉채를 좋아했다는 것. 느끼한 명절 음식과 꽤 잘 어울렸다. 간단한 음식 하고 싶어 하는 동료를 위해 생각해 낸 아이디언데 반응이 이리 좋을지 몰랐다.

비빔밥은 되게 맛있게 먹은 동료들도 있는 반면 솔직하게 소스가 입에 안 맞다고 못 먹은 동료도 있었다.. 아래 사진은 간 소불고기를 뺀 나머지 재료로 시뮬레이션한 것.
비빔장도 만드려다 시판 사봤는데 안 맵고 달달해서 미국 친구들이 좋아했다. 매운 거 못 먹는 친구들 위해 간장 소스도 만들어 가려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패스.


김밥도 기본으로 우엉, 시금치, 단무지, 햄, 맛살, 당근, 계란 넣고 만들었고, 김을 안 좋아하는 동료를 위해 계란으로 말아봤다. 비빔밥보다는 김밥을 어떻게 만들었냐는 질문을 더 많이 받은 걸로 봐서는 김밥이 더 맛이 있었나 싶기도 했다.


사실 비빔밥은 준비를 하면서도 손이 많이 가긴 했지만, 한 번은 소개해 주고 싶었던 터라 이번 기회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잘 못 만들어 먹을까 싶어 DIY로 만들 수도 있게 하고, 미리 미니 비빔밥을 만드어 둬서 제대로 먹을 수 있게 했다. 그냥 큰 양푼에 비빌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여하튼 음식도 남김없이 모두 배부르게 먹었다. 약과를 후식으로 준비한 동료가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는 것을 인터넷에서 봤다며 아이스크림까지 가져왔다. 약과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조합이 꽤 좋았고 동료들도 좋아했다.

오징어게임 본 동료가 달고나를 후식 겸 놀이로 준비하겠다고 해서 굿럭해줬는데  정말 제대로 잘 만들어왔다. 얘기를 들어보니 국자를 태웠고, 몇 번의 실패를 거친 후 감을 잡았다고...


약과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꿀조합
미국 동료가 만든 달고나
미국 동료가 준비한 한국 전통 후식




점심 먹으면서 막간을 이용해서 딱지치기와 제기차기를 했다.



여하튼 정말 잊지 못할 구정이고 다음 구정이 기다려질 정도다.

포춘 카드를 가져와 나눠준 동료도 있었고,
과일 바구니를 내밀며 fruitful 한 새해가 되라며 덕담을 해준 동료도 있었고


한국어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연습해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인사를 하며 루나 뉴 이어를 알리는 동료도 있었고

머리에 비녀처럼 나무젓가락으로 꽂은 동료도 있었다. 내년엔 한국스러운 뭔가를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기회로 각 나라의 전통을 챙기자라는 의견이 나왔고 앞으로 즐길 이벤트가 참 많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2월 3일 National carrots cake day라나 그래서 그날 당근케익 만들어 오기로 했다.
이 직장 분위기 너무 좋다. 오래 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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